궁금한 건 못참아

스토리를 담아내는 텀블러 _ 예티 (YETI)

초이스초이스 2024. 9. 25. 15:21

이번 미국여행에서 처음 알게 된 브랜드 YETI
심플하지만 다소 투박하기도 한 모습
심지어 큼지막한 YETI 스티커가 상징처럼 붙어있다. 

텀블러 내부에 들어있는 예티 스티커


디자인보단 기능성을 강조한 것 같은 외형에
사실 딱 "예쁘다. 갖고싶다."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 제품들을 컬러군으로 모아 눈에
띄는 곳곳에 진열된 모습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가장 눈에 띄던 제품은 아이스박스였지만 캠핑에 관심이 없는 나에겐 세상 쓸모없는 물건이었고 한국에선 직구만 가능해서 희소성 선물로 좋을 듯한 텀블러 몇 가지만 사가지고 돌아왔으나, 스티커를 떼고 설거지를 하면서 다시 찬찬히 보니 강철같은 외형과 잘 구현된 컬러감이 참 매력적이었다.

 

이 브랜드, 꽤나 궁금해졌다.



내겐  무척 생소하지만 미국에 사는 친구에겐 별 것이 아닌 것 같은 익숙한 브랜드. 그녀에게 예티는 미국에서 어떤 브랜드냐고 물으니 몇 년 전에 엄청 핫했고 지금은 스탠리가 대세라 한다.

그리고 아이스박스는 마니아층에서 매우 유명하지만 무척 비싸서 대중적이지는 않단다. 대중적이지 않다?
그렇다면 마니아층에서 예티를 좋아하는 이유는?

OUTDOOR WORLD 어바인의 에티

We celebrate stories
From the wild.


예티는 전문 사냥, 낚시꾼을 위한 아이스 박스를 만드는 것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이전의 시장은 투박하고 촌스럽고 실용성만 강조한 아이스박스만 즐비한 상황이었고 장거리, 장시간의 아웃도어 활동에 특화된 보냉력을 가진 제품도 찾기 어려웠다. 예티는 이런 시장의 문제를 간파하고 보냉 능력이 탁월하고 견고한 “쓸고퀄 하이퀄리티“ 아이스박스를 만들어 제품의 가치를 알아봐 줄 아웃도어 전문가들에게 무료로 나눠주었다.

예티를 진가를 알아본 소수의 마니아들 사이의 입소문과 신뢰를 바탕으로 예티는 거침없이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예티는 경쟁사보다 10배나 비싼 가격에도,

 
대충 아무거나가 아닌 "갖고 싶은 소장용 아이스박스"가 되었다.
 
더 나아가 유투브에 게재되는 YETI Presents 시리즈는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제품의 컬러마다 다른 스토리텔링을 전개하고 있다. 사실 보냉력과 디자인으로만 승부를 봐야 하는 (기능의 한계, 이미 포화상태의 시장등) 시장에서 예티의 스토리텔링 방식은 구매욕구와 팬심을 지속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매우 탁월한 마케팅 전략임에 틀림없다.

내가 산 컬러감 쨍한 오렌지 텀블러는 킹크랩 컬렉션,
태평양에서 킹크랩을 잡는 어부들에게 영감을 받은 에디션으로 한 편의 영화 같은 영상이 게재되어 있다.

(실제로는 H사의 독보적인 오렌지에서 영감을 얻었을지 모르나 북태평양 어부의 작업복이라니 꽤 그럴싸하게 포장하지 않았나. 영감이 먼저인지,나중인지는 매우 궁금하지만 묻지 않기로)


영상 틈틈이 오렌지 컬러의 작업복과 예티 텀블러가 보일 때마다 나도 모르게 반가워하는, 예티의 치밀한 전략에 저항감없이 빠져든 한없이 단순한 나를 발견한다.
 

 

 

 

하지만 예티 텀블러를 하나 소장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왠지 모를 근사한 소속감마저 느끼는 것을 보면 그들이 내게 판매한 건 그저 한낱 35달러짜리 텀블러만이 아니거늘.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하며 나도 알지 못한 숨겨진 로망을 자극받고 있으니 나 또한 텀블러 하나로 꽤 많은 것을 얻은 셈
 
(그것이 결국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라 할지라도)
 
딱 적당한 채도와 컬러가 호불호 없이 맘에 들 것 같아 선물용으로 고른 노르딕 블루 컬렉션 또한 서퍼들의 건강한 스토리 이미지를 한껏 담아낸다.

매력적인 프레젠트 영상은 유튜브에서 확인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