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여행] 함양 대봉산 스카이밸리 모노레일 탑승기 (feat. 집라인에 중독된 우리엄마)
올해 10월 초. 멀리 사시는 친정부모님께 함양 대봉산 모노레일 티켓을 끊어드렸다. 건강이 안 좋으신 엄마는 여행을 가는 것도 사실 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나의 절친한 소꿉친구가 자신의 부모님 티켓을 예매하며 " 아줌마도 여긴 가실 수 있지 않을까? 단풍놀이 가셔야지~ "라며 애써 알려준 정보였다. 매년 인기가 높아 금방 매진이 된다 하여 후다닥 예매완료. 늘 고마운 내 친구!
대봉 스카이랜드 모노레일
경남 함양군 병곡면 병곡지곡로 331 대봉스카이랜드
총 65분 소요 ( 3.93km, 국내 모노레일 최장길이)
2024.12.17 ~ 2025.04.01 동계휴장
대봉스카이랜드 티켓 예매
hiddenticket.co.kr
다행스럽게도 부모님은 흔쾌히 가겠다 하셨고, 강아지 동반이 가능한 숙소도 찾아서 예약해 드렸다. 11월 초쯤이면 단풍이 멋지게 들거라 생각하고 10월 중순에 예약한 나. 그러나 10월 말이 지나도 단풍이 들 기미가 보이지 않아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고, 날짜를 바꾸자니 대봉스카이랜드 모노레일은 절찬리에 매진이 되어버린 상황. 난감하네~
그리고 대망의 11월 4일. 함양으로 출발하신 부모님
그날 보내주신 모노레일 탑승 사진.
근데 가만있어보자…
단풍은 그렇다 치고 잎들은 어디에...
단풍이 떨어진 건지, 안 든 건지 모를 앙상한 나뭇가지만 빽빽한 모습. 비록 두 분이 단풍을 만끽하셨으면 했던 내 바람은 이뤄지지 못했지만, 감사하게도 오랜만에 바람을 쐬니 참 좋았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리고 허를 찌르는 우리 엄마의 마지막 말씀
" 근데... 스릴이 너무 없었어."
순간 말을 잇지 못하는 나. "엄마…? 하하하. 모노레일은 스릴로 타는 게 아니에요. 풍경을 보는 거지. 단풍이 없긴 하더구먼. “ 하니 아무리 그래도 스릴이 너무 없었다며 무미건조하게 대답하는, 역시 우리 엄마다. 친구는 잘 다녀오셨나며 후기를 물었고 그 얘기를 듣더니 우스워죽겠다고 깔깔 넘어간다.
두 분이 1박 2일로 가셨기에 그날은 모노레일 탑승 후 근처에 예약해 둔 숙소에서 주무셨다. 푹 쉬시고 다음날 운전 조심해서 집으로 가시라고 당부하며 전화를 끊고 난 다음날 오후. 카톡으로 생각지도 못한 사진이 도착했다.
응? 잠깐, 모노레일을 또 타시나?
근데 모노레일이 왜 다 뚫려있지?
왜 다들 헬맷을 쓰고 있는 거야?
궁금증이 폭발할 찰나 추가로 도착한 사진
추락위험?
그랬다. 우리 엄마는 모노레일이 스릴이 못내 아쉬웠고, 마침 대봉산 모노레일 옆에 있던 집라인을 발견. 다음날 다시 대봉산에 가서 탑승하신 거였다. 그날은 총 5개의 코스 중 한 코스만 열어둔 날이었고, 엄마가 몸이 불편한 상태인 걸 인지한 직원분이 처음엔 탑승이 어렵다고 했지만 엄마의 고집과 아빠의 하소연이 쌍으로 합쳐지니 두 어르신의 모습이 직원분 눈에 영 딱했는지 탑승을 허가한 것. (아마 못 탔으면 아빠는 집으로 가는 내내 시달렸을 게 뻔하니 얼마나 간곡했을까)
결국 엄마는 집라인을 타는 데 성공했고. 아쉽게도 아빤 70세가 넘어 나이제한으로 타지 못했다고 한다. 안타까운 건 집라인을 타고 걸어서 내려오는 길에 걸음이 불편한 엄마가 넘어졌고, 직원분이 부축해서 겨우 내려왔다고..... 흙투성이가 된 엄마가 직원분이랑 내려오는 걸 보고 아빠는 가슴이 철렁했다고. 정말 속상하다.
그래도 아픈 울엄마가 즐거웠으면 되었다. 넘어졌지만 다치진 않으셨다 하니 그만하면 되었지 싶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라면 섭섭하다. 엄만 바로 그 주에 또 영천에 집라인을 타러 가셨고, 그 다음 주엔 경주월드에 가서 롤러코스터를 타시겠다고... 아빠를 조르기 시작하셨다.
난감해진 우리 아빠. 엄마의 성화에 못이겨 경주월드에 전화해서 65세 이상 탑승 가능하냐 하니, 노약자는 못 타는 기구들이 있는데 신분증을 검사하진 않는다는… 애매하고도 긍정적인(이라고 쓰고 부정적으로 읽는) 답변을 듣는다. 그 후로 3주 동안 경주월드로 들들 볶였던 우리 아빠…
그래서 결국 아빠를 위해, 엄마를 모시고 내가 직접 다녀오게 된 경주월드 후기 커밍순. 하……. 머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