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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산] 따끈따끈한 지산. 퍼블릭(Publik) _ 가산 첫 방문기

초이스초이스 2024. 11. 30. 08:30

오늘은 공식적으로는 쉬는 날이지만 
아침부터 밀려드는 전화통에 늦잠도 못 잔 나

회사에선 저놈 오늘 두 다리 뻗고 있겠지 할 텐데
미팅에 자의적 리서치까지 내색하지 않고 다닌 나

예전 같으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나이 드니 잘릴까 봐 안 시켜도 일하고 있는 나
 
칭찬한다. 오늘의 나 자신 
가늘고 길게 가는거야! 아자자!

 


그리하여 오늘의 마지막 일정이었던 _ 다분히 리서치 목적으로 들러본 퍼블릭 가산. 이곳은 사운즈 한남을 기획한 JAD에서 기획한 지식산업센터다. 우후죽순 생겨난 수익형 지식산업센터 중 독보적인 기획이라 생각했기에 늘 궁금했던 곳. 그러나 올초에 오픈한 것도 모르고, 궁금해했던 것치곤 매우 뒤늦게 가보게 된 퍼블릭 가산이다.


 

퍼블릭 가산
서울 금천구 디지털로 178
(가산디지털역 6번출구에서 도보 10분)
 
주차
입점매장 이용시 2시간 무료
(최초 30분 1500원, 10분당 500원)
 

 

 

 

 

 
 

 

 


근래 여기저기 자주 열리는 장쥴리앙 <Jeam - Julian> 전시가 이곳 퍼블릭 가산에서도 열리고 있다. 원래 저 손에는 핸드폰이 있기도 하고, 가방이 걸려있기도 하고, 그림을 보고 있기도 한데 오늘은 첫눈을 소복이 받아 들고 있는 모습에 웃음이 난다. 나름 지식산업센터라고 오피스룩까지 깔끔하게 차려입은 모습

 


이곳은 GFFG의 브랜드 중 '노티드', '다운타우너', '클랩피자'가 입점하며 초기 유명세를 탔다. 아쉽게도 매장수를 너무 급격히 늘리는 _ 성심당과 대비되는(?) 전략을 펼치며 예전의 아성이 무너진 노티드지만 그래도 노티드가 제일 앞에 있으니 왠지 트랜디한 느낌이 들긴 한다. 그래도 유독 쓸쓸해 보이는 노티드 눈하마. 너 지금 울고 있니?

 

 
 
 

 

 

너 지금 떨고 있니….아니 울고 있니….

 
여타 주변의 지식산업센터 건물들과는 확연히 비교될 만큼의 외관을 가진 퍼블릭 가산. 외부의 중정부터 소소한 산책길까지 신경을 많이 쓴 게 보인다. 사운즈 한남을 뻥 튀겨놓은 스케일을 가진 곳이라 그곳의 아기자기한 골목길의 느낌은 들지 않는다. 스타벅스, 애슐리, 순대실록 등 F&B가 어느 정도 갖춰져 있지만 외부 사인의 개수를 봐서는 아직은 50% 정도 입점이 된 듯하다. 아마도 평일 이곳에 근무하는 직장인들 점심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아직 한참 모자를 듯 보였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곳 4층에 가산 퍼블릭 디자인 작은 도서관이 있다는 것. 외부인의 접근이 용이한 위치는 아니지만 한번 가본 사람이면 계속 가게 될 것 같은 작은 도서관. 디자인, 건축, 예술 서적부터 아동 도서까지 다양한 카테고리의 책들을 누구나 무료로 열람할 수 있다.
 
게다가 창가엔 1인 소파가 있어 편히 쉬기에도  좋아 보였다. 금요일 5시쯤 방문했을 때는 6명 정도의 이용객이 있었는데 너무나도 조용해서 차마 사진을 찍지 못하고 나왔다. 하지만 인근 주민이라면 자주 들르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도서관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A동 지하 2층에 위치한 롱블랙 카페. 669일을 구독하다 날이 갈수록 와닿지 않는 콘텐츠에 지겨움을 느끼며, 지난주에 구독을 끊은 애증의 구독자로서(?)  반가움에 들어가보았다. 왠지 모르게 찔려서 "저… 롱블랙 구독자만 마실 수 있는 곳인가요?" 물으니 "아...아니요. 그럴리가요. 아무나 사드실 수 있는 곳입니다." 라며 오히려 당황하시던 직원분. 생각해보니 가격표 나와있는 데, 내돈 주고 먹겠다는 데 굳이 구독자일 필요가…… 에잇, 소심탱이

 

 
롱블랙 컨텐츠 중 기억에 남을만한 구절들이 여기저기 붙어있는 모습이다. 살짝 산만해 보이기도 했지만, 롱블랙의 콘셉트가 그러니까. 지하 2층에 위치한 걸로 봐서 직장인 타깃이라 그런지 영업시간이 길지는 않다. 장쥴리앙의 굿즈들도 연계해서 판매하며 첫 구독자에겐 30일 무료 구독이 가능한 QR로 현장에서 구독을 신청할 수 있다.

 
 
난생 처음 가본, 금요일 오후 가산디지털역(일명 가디역)은 영혼이 탈탈 털리는 곳이었다. 직장이 서울역일 때 출퇴근 힘들다고 매일같이 투덜거린 과거를 진심으로 반성하며 가디역 직장인들을 우러러보게 된 날. 신도림역에서 끝내 영혼을 잃고 표류하는 아줌마를 보시고, 야광봉으로 무심하게 툭툭 치며 저리 가라 안내해 주시던 지하철 관계자분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