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팬톤 컬러에 대한 단상 , 메가트랜드는 더이상 없다_PANTONE 17-1230 Mocha Mousse
팬톤은 매년 "올해의 컬러(Color of the Year)"를 발표한다. 올해는 한국시간으로 12월 6일 금요일에 이루어졌다. 매년 날짜를 정확히 확인하지는 않지만, 나는 연말이 되면 습관처럼 팬톤 홈페이지에 들어가 소식을 확인하는 편이다.
글을 쓰는 지금, 12월 10일 아침에 팬톤 홈페이지에 들어가 올해의 컬러를 확인했을 때, 처음 든 생각은 "어? 이 색, 작년 컬러랑 너무 비슷한데?"였는데, 어떤 이유였을까?
2025 팬톤 / 올해의 컬러
PANTONE 17-1230 Mocha Mousse
심플하면서도 편안한, 부드럽고 따뜻한 브라운
세련되고 호화롭지만 동시에 소박한

올해의 컬러 선택에 궁금증이 생긴 이유 ;
2020 - 2024까지
올해의 컬러는 다양한 색상으로 전개되었다.
2024 - 2020년까지의 팬톤 선정 컬러를 보면 색상들이 꽤 다양한 편이다. 팬톤은 그동안 대담한 컬러 색조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었고 (항상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2024년의 컬러로는 부드러운 핑크빛인 Peach Fuzz가 선정되었다.

2024-25년의 컬러는 같은 맥락으로 이어지며,
비슷한 톤이지만 한층 더 깊어지는 느낌을 준다.
2025년의 Mocha Mousse의 색상은 2024년의 Peach Fuzz에서 상당히 유사 느낌을 준다. 두 색상 모두 중립적인 기조를 띠고 있어, 최근 몇 년간 사람들이 안정감과 친근함을 추구하는 심리를 반영한 선택으로 보인다.


팬톤이 선정한 올해의 컬러가 대변하는 것 :
저성장 시대, 세분화된 취향의 시대,
팬톤 컬러가 전하는 지속 가능성의 메시지
사람들의 지속적인 안정감과 친근함을 찾는 경향은 최근 몇 년 동안 변하지 않는 분위기다. 소비에 대한 인식 변화, 윤리적 생산, 지속 가능한 삶을 추구하는 방향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사고방식으로 자리잡았다. 필요 이상의 소비를 경계하고, 더 적은 것으로 더 많은 가치를 추구하는 움직임은 단순히 개인적인 추구가 아니라, 저성장 시대를 대표하는 거대한 흐름이 되었다.
과거의 메가 트렌드는 특정 시점에서 전 세계적으로 두드러지는 단일한 흐름을 의미했지만, 오늘날에는 개인의 취향과 가치관이 지나치게 세분화되어 이러한 거대한 트렌드가 점차 그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 한 예로, 매년 발표되던 트렌드 세미나에 꼭 참석하던 나조차도 몇 년 전부터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선택과 선호가 다양해진 오늘날,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단일 트렌드보다는 개별적이고 섬세한 접근이 더 중요해졌다. 이로 인해, 메가 트렌드는 사실 이제 큰 의미를 갖지 않는 시대에 접어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팬톤이 중립적이고 자연에 가까운 색조를 올해의 컬러로 선정한 배경 역시 이러한 시대적 맥락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색상들은 단순히 디자인적 아름다움에 머물지 않고, 사람들에게 감정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지속 가능한 삶의 철학을 더 깊이 담아내려는 팬톤의 의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란 개인적인 생각을 조심스럽게 담아본다.
갈무리
T.M.I 우리 팀원들은 우스갯소리로, 작년부터 팬톤이 미숫가루에 꽂히더니 올해는 쿠키로 넘어간 거 아니냐고 한다. 뭐든 먹는 걸로만 보는 순수한 영혼들 같으니.
미숫가루든 쿠키든, 누구에게나 불호 없이 편안하고 안정감을 주는 컬러임에는 틀림이 없는 듯한 _ Mocha Mousse 컬러의 여러가지 사례들로 올해의 컬러에 대한 단상을 갈무리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