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아들의 운동화를 사기 위해 1년여 만에 김포현대프리미엄아웃렛에 다녀왔다. (이하 김현아) 김현아는 야외공간이 잘되어있고 우리 집에서 아주 멀지 않아서 첫 오픈 때부터 자주 애용하던 곳이다. 근데 이번 방문에서는 이전과 달라진 분위기에 많이 놀랐다. 유모차가 되게 많은 데 뭔가 좀 달라보인 것
어라? 유모차 안에
개만 타고 있다.
어딜 가든 아웃렛에는 유모차를 밀고 다니는 가족과 아장아장 다니는 아가들이 많이 보인다. 집밖 어디로든 나가야 부모가 숨을 쉴 때라 콧구멍에 바람 넣기엔 아웃렛만 한 곳이 없으니까. 늘상 유모차가 많던 김현아의 주말 광경이 이번엔 좀 많이 달랐다. 걸어다니는 아이보다 목줄을 매고 걸어다니는 강아지가 더 많아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확실한건 유모차보다는 개모차가 훨씬 더 많았다. 그러고보니 배변봉투함, 강아지 놀이터, 개모차 대여소, 개모차 주차공간까지 생겼다. 언젠가부터 현대도 스타필드처럼 펫프랜들리 쇼핑몰로 전향한 모양인데 나는 현재 강아지를 키우고 있지는 않아 그 변화를 체감하지 못했던 듯 하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세상
우리의 파트너, 댕댕이
문득 올초에 현대차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우연히 본 캠페인이 떠올랐다. 이노션과 현대차가 기획한 반려견을 위한 아이디어 캠페인 ‘도그빌리티(Dogbility)’라는 가상의 공모전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그땐 이게 진짜로 된다고? 현대가 이렇게까지 모빌리티에 진심이라고? 라며 갸우뚱거리면서도 정말 진지하게 읽어내려갔던 그 캠페인을 간략하게 소개한다.
반려견의 산책을
재정의하다.
반려인이 출근이나 외출을 하면 종일 하염없이 기다리는 댕댕이. 현관문이 열리면 꼬리콥터를 만들며 팔짝팔짝 뛰며 반기는 녀석들에게 반려인은 차마 지친 내색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산책을 하려니 마음과 달리 이미 체력은 방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소파에 누워만 있어도 부족한데 녀석의 눈빛은 너무나도 애처롭다. 하지만 이제 현대차의 기술이 반려인의 죄책감을 한껏 덜어줄 수 있다. 댕댕이를 자율주행차에 태우고 소파에 누워 앱만 켜면 댕댕이가 타고 있는 차량을 추적하여 어디서 주행하고 있는지 볼 수도 있고 제어까지 가능하니까. 조심해서 잘 다녀와 ~ 댕댕이!
도그빌리티 (Dogbility)
이동약자 없는 세상을 위한
현대의 휴머니티는
모든 생물체를 포함한다.
연구진들이 얼마나 디테일하게 사용견 입장에서의 경험을 충분히 고려한 UX디자인을 고려하여 기능을 담았는지 찬찬히 읽어보면 더욱 감동이 밀려온다. 첫째, 코만 가져다 대면 자동으로 시동이 걸리는 비문 시동 장치. 둘째, 노랑과 파랑 외 색을 구분하지 못하는 강아지들을 위한 색변환 신호 알림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셋째, 장거리 운전에도 슬개골을 손상시키지 않는 하방형 페달, 그 중 압권은 졸음운전 시 자동분사되는 인센스. 무려 땅콩버터, 치즈, 육포 3가지향을 탑재하여 사용견의 취향까지 섬세하게 고려한다.
긴 글의 맨마지막에 적혀있던 "현대자동차의 만우절 캠페인에 동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에 마우스를 탁 내려놓고 웃었지만 어쩌면 머지않아 상상이 현실로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먼 미래가 아니더라도 우리 부모님 댁의 경우를 생각해봤다. 현재 부모님께서는 작은 치와와를 한마리 키우시는 데 녀석은 산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게다가 몸이 불편한 우리 어머니는 개모차를 사드렸는 데도 사용을 불편해하셔서 결국 지팡이와 강아지 목줄을 동시에 갖고 다니신다. 그러다 한번은 산책 중 말을 잘 안듣는 녀석의 목줄이 어머니의 지팡이에 꼬이면서 넘어지셨다. 얼마전 본 동물농장에서도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유기견을 좋은 분이 거두셔서 매일 녀석을 트럭에 태우고 드라이브를 시켜주시는 모습을 보며 코가 시큰했었는데 이런 자율주행차가 나온다면 (물론 가격이 괜찮다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족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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