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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전시

서울전시] 오디움(Audium) 예약후기 _ "평생 기억에 남을" 소리의 여정

by 초이스초이스 2024. 11. 4.

 

 

 

오디움

    Audio + Museum

 

  서전문화재단 운영 
   KCC 정몽진 회장 (자칭. 오디오덕후) 소장품 컬렉션
   쿠마 켄고 (건축) / 하라켄야 (브랜딩) 
    에디슨 축음기부터 약 150여 년간의 음향장비 보유
    지하 2층~ 지상 3층 / 전시실 7개소, 특별전시실 2개소

 

출처. 오디움 홈페이지

 

 


개관 4개월 차. 여전히 예약이 힘든 오디움에 드디어 다녀왔다. 아마 다녀온 분들은 "드디어"에 공감할 터인데, 그만큼 예약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이기 때문. 10월 말 기준으로  예약 접속을 했을 땐 600번대였고,  평일 기준으로는 여유 있게 예약이 가능했다.

7월에 접속 시엔 서버가 다운됐는지 먹통 그 잡채여서 예약불가. 그 후로  시도 자체를 포기했었다. 그러다 지난달부터 주변에서 슬슬 다녀왔다는 얘기들이 들려 재시도. 결과는 성공!

 

 


 

이용시간 및 방법

  -  관람무료 / 온라인 예약제 / 1인 1매 가능
     (화요일 2시 예매 오픈. 홈페이지 확인)
  -  14세 이상 입장 가능 
  -  목~토요일 3일 오픈 (일~수요일 휴관)
  -  90분 도슨트 설명 및 관람 (15분 이상 늦을 시 입장불가)  

 

오디움 예약 
 

Audeum

Audeum Audio Museum

audeum.org

 

위치 및 주차

  -  서울 서초구 헌릉로8길 6
     (지하철 비추, 자차 또는 대중교통 이용)
  - 주차가능 (유료, 지하 4F~5F)
 

  

 

 

 
 


하나의 숲과 같은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 

by 쿠마 켄고 

 

2만여개의 파이프가 외관을 감싸고 있는 모습

 
이곳의 외관은 은색 알루미늄 파이프 2만 개가 수직으로 드리워져있다. 그래서 마치 대나무 숲의 모습을 연상시키도 했다. 수많은 파이프는 균일한 굵기도, 길이도,  위치도 서로 다르다. 말 그대로 무작위 해서 자연 그대로의 모습처럼 규칙성 없이 달려있는 모습이다. 이는 쿠마 켄고의 대표적인 건축 표현 방식이기도 한데 , 그는 "오디움을 하나의 숲과 같은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라고 한다. 길이와 굵기가  다른 파이프들은  시간과 날씨, 계절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모습을 드러내며 자연의 변화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나는 이제껏 본 적 없는 신비로운 건물 주변을 산책하며 지하 2층의 계단으로 내려갔다. 입구는 대로변이 아닌 반대편 지하 2층 레벨에 있다. 때문에 지하주차장이 아닌 대로변에서 진입하게 되면 일부러 한참을 내려가야 한다. 그리고 이 또한 쿠마 켄고가 의도한 시퀀스일 거라 짐작했다. (도쿄에 있는 쿠마 켄고의 네즈 뮤지움 또한 이러한 시퀀스가 너무 좋아서 3번이나 갔었다. )

사실 오디움을 사진으로 처음 접했을 때는 데이비드 치퍼필드의  아모레퍼시픽 사옥이 오버랩되었다. 두 건물 모두 수직의 랜덤 한 패턴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언뜻 보면 비슷한 이미지로 느껴지기도 했다. (나만 그른가... )  그런데 오디움을 직접 마주하고 나서는 생각이 바뀌었다.  

아모레퍼시픽이 ' 은은하게 빛나는  보석'이라면,  쿠마 켄고의 오디움은'켜켜이 쌓인 숲 속에 숨겨놓은 보석'의 느낌이랄까.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오해(?)는 '켜켜이 쌓인' 중첩의 느낌을 실제로 보지 못한 탓이었다.


편백나무 숲 속 같은 고요함

오디움 샵 내부 전경

 
 
오디움의 입구에 들어서면 외부의 차갑고 거친 물성과는 확연히 대조적인 따뜻하고 편안한 '진짜' 나무로 만들어진 공간을 마주하게 된다.  실내는 알래스카에서 공수한 편백나무를 사용했다고.  감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있었음에도 은은한 편백의 향이 마스크 너머까지 느껴졌다. 마치 진짜 편백나무 숲 속에 들어온 듯 마음이 고요해졌다.

중앙의 집기는 오디움의 로고를 본떠 만든 모습이다. 판매하는 것의 대부분은 쿠마 켄고의 서적이었고, 별도의 도록은 없었지만 유튜브에 충분한 설명이 올라와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3층 전시실의 음향장비와 스피커들

 
전시는 3층부터 지하 2층까지 내려가며 도슨트분의 설명으로 이어진다.  예약 타임의 인원이 한 그룹으로 함께 다니며 자세한 설명을 곁들인 청음을 하게 된다. 워낙 고가의 장비들이기에 개별적으로 움직일 수는 없는 듯하다. 심지어 실제로 전시된 장비보다 창고에 있는 장비가 훨씬 많다는 데, 이런 희귀하고 역사적인 장비들을 물색하고 보관하는 수고로움은 상상 그 이상일 듯 하다. 심지어 이런 전시관을 무료로 개방해서 청음까지 해볼 수 있는 기회를 나눠주니 감사할 따름이다.

청음을 할 시엔 조명의 조도도 함께 낮아져 자연스럽게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게 된다. 같이 간 일행들은 "백지영의 무시로"를 듣고 감탄에 감탄을. 참고로 아래의 미러포닉은 10시 예약 시에만 청음이 가능하다고 한다. 

소리와 빛으로 드라마틱하게 연출한 환상적인 공간의 모습

 

 


 

프로젝트의 본질을 시각화하는 것이
디자이너로서의 역할입니다.

by 하라켄야
 

오디움의 비주얼 아이덴티티와 사이니지는 하라켄야가 맡았다. 오디움의 음향기기와 스피커를 마주했을 때 그 인상적인 형태에 영감을 받아 박물관 전체를 대표하는 심벌을 만들 수 있었다고.

심벌은 오디움의 전체를 관통하는 이미지로 작용하는 데 특히 오디움의 소개영상의 오른쪽에  자리 잡고 소리를 뿜어내 듯 만화처럼 움직이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 같은 맥락으로 층과 실을 안내하는 안내 사이니지 또한  층마다 모양이 달라지니 꼭 염두에 두고 즐기시길. 

시각으로 청각을 느낄 수 있게하는 사이니지라니. 역시 감각은 타고나는 것도 아니고  반짝이는 것도 잠시일 뿐. 결국 수없는 고뇌와 경험의 축적에 답이 있다는 교훈을 주는 명불허전의 거장 하라켄야답다.

 

오디움의 사이니지와 오브제는 전체를 관통한다.

 

음악에 대한 조예가 얕은 관계로
설명은 여기까지로 마무리



평생 기억에 남을 전시이니
꼭 예약에 성공해서 다녀오시길!
 

자세히 보면 움직이지 않는 듯한 인형도 발을 까딱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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