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길었던 올해의 여름,
이제서야 가을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듯 하다.
단풍의 절정은 원래 10월이 아니었던가.
단풍도 없이 낙엽만 우수수 떨어지는 것 같더니
이제야 뒤늦게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느낌이다.
그래서,
단풍 하면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곳
멋진 은행나무가 있는 서울공예박물관에 다녀왔다.
서울공예박물관
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 4
(안국역 1번출구)
운영시간
10:00 ~18:00
(금요일은 저녁 9시까지 / 월요일 정기휴무)
주차가능여부
별도 주차장 없으므로 주변 주차장 이용
(장애인주차 4대 가능)
트윈트리
투루파킹 안국역종로관훈점
(시간, 요일따라 상이. 모두의 주차장 검색추천)
또는
국립현대미술관 주차장
(기본 1시간 4,200원 / 10분당 700원)
왕실에서 학생에게, 그리고 이제 모든 시민에게
서울공예박물관은 안국동 별궁 터에 자리하고 있다.
궁집 터로서의 역사는 1450년 세종대왕이 가장 아끼던 막내아들 영응대군의 집을 지어주려고 택한 길지였다. 이후 조선 왕실 가족의 제택 또는 가례 장소로 사용되었다가 30년대에 명성황후 집안인 민씨 일가와 광산왕 최창학 일가의 소유로 부지가 쪼개지면서 그 자리에 해방 뒤 풍문여고가, 1970년대에 건축가 김중업의 대표작 안국빌딩이 세워지게 된다. 그러다 서울시가 별궁 후원영역의 서운정 한옥을 포함한 안국별궁터를 매입하여 2021년 서울공예박물관으로 개관하였다. 서울공예박물관은 5개동으로 이뤄져있고, 안내동을 제외하고는 모두 재생 건축물이다. (설계. 행림건축)
풍문여고 졸업생이 이 장소를 다시 찾았을 때
너무 낯설지 않도록 하자.
이 역사를 지켜본 증인이 그자리에 그대로 살아 있다. 이곳 전시동과 교육동 사이에 자리한, 키가 20m 넘고 수령이 400년 넘는 장대한 은행나무 고목이다. 서울공예박물관을 설계한 행림건축에 따르면 이 은행나무는 그대로 두어서 풍문여고 졸업생들이 이 장소를 다시 찾았을 때 너무 낯설지 않도록 하자는 얘기를 나눴다고 한다. 그 아름다운 마음 덕분에 우리는 은행나무 아래에 앉아 열린송현광장도 볼 수 있게 되었다. 설계 공모 시에는 전시1동의 기존 건물을 그대로 쓰고 가운데 뚫려 있는 외부 공간을 통해 뒤쪽의 은행나무가 훤히 보이도록 했는 데 아쉽게도 최종적으로는 막는 것으로 결정이 되었다고 한다.
서울공예박물관은 총 5개의 건물로 이뤄져있다.
전시는 상설전시와 기획전시를 운영하는데
상설전시는 2021년 개관 이후 현재까지
동일한 프로그램을 쭉 유지하고 있다.
나는 상설은 몇번 봤던 터라
이번엔 기획전시만 관람을 했다.
특별기획전 _ 공예로 짓는 집
2024.09.05 ~2025.03.09
새로 지은 건물인 안내동 1층에는 아트샵이 있다.
천정에는 164개의 모래시계가 매달려 있다.
유리공예 작가 김헌철의 작품이다.
가만히 보니 사이사이에 함께 내려와있는
조명이 있는 데 날이 밝아 그 느낌을 보지 못해 아쉽다.
저마다 다른 모양의 형태를 갖고 있는
모래시계는 1200도로 용해된 유리를 파이프에 말아
입으로 불어서 만드는 블로잉 기법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서울공예박물관은 모든 것이 작품이다.
다시 와도 늘 새로운 것이 보이는 이유다.
공예라는 것은 결과물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과정과 기법 자체가 공예다.
그 노고의 과정까지 상상하다보면
시간이 한없이 부족한 이곳
이렇게 귀하고 값진 작품들을
편히 향유할 수 있음에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을 느낀 오늘 하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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