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끝자락 오크밸리 뮤지움산의 기록
뮤지움산은 언제 가도 늘 좋은 곳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안도다다오 작품은 코끝을 스치는 공기가 살짝 차가워지는 계절에 가야 더 진가를 알 수 있다는 생각
주말이라 그런지 차를 댈 곳도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다. 달라진 점은 예전엔 없던 명상 프로그램이 생겼네! 메인 전시는 우고 론디노네 작품전. 잘 모르는 작가지만, 원래 예정은 9월까지였으나 올해 12월 1일까지 전시를 연장하는 듯하다.
안도다다오전이 열렸을 때 보았던 청사과는 입구 쪽으로 위치를 옮긴 모습이다. 작품명은 ‘청춘’ 본태박물관에도 똑같은 사과가 있다.
사실 나는 큰 감흥을 못 느낀 작품. 청춘이어서 청사과 인가, 글쎄… 잘 모르겠다. 사과 하나 본떠도 미술관에 전시가 되네? 라는 생각. 안도 다다오의 위상이 이정도라는 걸 입증하는 사과다.
백남준관은 작품 보수 중인지 기존 미디어아트 작품 대신 우디 론디노네 작품으로 대체 중이다. 이 또한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라 살짝 낯설었지만 강렬한 컬러의 청동상이 공간을 압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2층 전시실에도 우디 론디노네의 작품이 이어진다. 유리로 만들어진 맑고 아름다운 색감의 말들이 여기저기 서 있다. 꽤나 사실적인 모습에 요리조리 자세히 보느라 혼자서 한참을 다녔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운 전시. 바닥의 우드플로링에 말만 올려놓으니 몰입이 살짝 어렵다. 푸른 카펫을 깔고 조명도 말 위에 핀 조명으로 설치하면 어떨까. 훨씬 신비롭게 몰입이 될 듯한데 말만 가져다 놓은 느낌이 아주 많이 아쉽다. 아니면 이 매칭이 오히려 작가의 깊은 의도였을까? 잘 모르겠다.
외부 가든까지 우디 론디노네 작품전 <수녀와 수도승>이다. 거대한 스케일의 구조체가 내려다보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위를 우러러보게 된다. 작품이 주는 엄숙함과 강렬한 원색의 대비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아들이 돌바닥에 바짝 엎드려 엄마의 9등신 착시 인생샷을 찍어주어서 더 마음에 든 곳
스톤가든을 빙둘러 천천히 산책을 하며 이날의 짧았던 여정을 마무리한다. 나무도 세월따라 많이 자란 듯 더 멋진 모습이 되었다. 겨울을 대비하는지 포도당을 맞고 있는 나무들이 곳곳에 있다. 관리 참 열심히 잘하는 군.
이번 뮤지엄산은 아들 인생의 네 번째 방문. 코끝이 다시 차가워질 내년 겨울 문턱쯤 우리 꼭 다시 오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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