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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전시

서울전시] 서도호: 스페큘레이션스 @아트선재

by 초이스초이스 2024. 11. 10.

지난 10월 서도호의 Speculaltions 전에 다녀왔다.
 24년 11월 17일까지로 기간을 일주일 연장한 듯
너무 늦었지만 남겨보는 간략한 후기


 
서도호: 스페큘레이션스 
2024. 8. 17. – 11. 17.
 

서울 종로구 율곡로3길 87 아트선재센터
12:00~19:00 (월요일 휴관)
 
주차는 불가
국립현대미술관 또는 정동도서관 주차
But 정동도서관은 늘 거의 만차임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천'작품이 저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되어버려서
그것만 만든다고 보통 생각들을 하시는 데
천 작업은 진짜 빙산의 일각입니다.
 
이번 아트선재에 전시된
스페큘레이션 같은 작품들이
제 머릿속을 꽉 채우고 있는 겁니다.

 

[ 스페큘레이션 _ 서도호 인터뷰 중 ]
 

서도호 하며 떠오르는 "천"으로 만든 집이다. (시드니 MCA 전시)

 
 
서도호 작가의 말대로 언젠가부터
그의 작품을 떠올리면
"한옥"과 동시에 "시스루 천"이 떠오른다. 
 
나 또한 그동안 서도호 작가의 한국 내 전시를
몇 번 봤지만 빙산의 일각만 알고 있었기에
이번 전시가 더 특별하게 느껴졌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 3가지를 기록해 본다. 

 


완벽한 집 S.O.S (Smallest Occupiable Shelter)

 
 

서도호작가에게 있어 집이란  단순한 물리적 공간을 넘어 은유적이고 정신적인 것이다.
따라서 옷은 우리 몸을 감싸는 기능을 하는 동시에 우리 몸을 보호하고 지켜주는 "집"이기도 하다.
 
서도호 작가는 서울, 런던, 뉴욕으로 거처를 옮겨가며 현재는 뉴욕에 거주 중인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작가다. 그러다 보니 "집"이라는 개념이 단순히 물리적일 수만은 없었을 터. 그는 이 세 지점을 연결해서 같은 거리에 있는 곳을  찾았는 데 그 위치는 하필(?) 북극이었다. 그래서 만들어진 '완벽한 집 S.O.S (Smallest Occupiable Shelter, 한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가장 작은 대피소) 


*실제로 코오롱은 1988년부터 세종과학기지 연구진에게 피복을 지원하고 있는 기업이다. 

서울,뉴욕,런던을 같은 거리로 이어서 만나는 곳은 남극이다.
'완벽한 집 S.O.S (Smallest Occupiable Shelte)


틈새호텔

 
트럭 하나에 모든 것이 갖춰진 집. 어디라도 주차만 하면 이곳이 나의 집이 된다. 트럭 바깥에는 실제 내부 입면도를 사이즈 그대로 그려놓은 깨알 디테일. 나는 지금으로부터 약 10여년 전 2012년 광주 비엔날레 어반 폴리 프로젝트에서 서도호 x 서을호 형제가 함께 했던 틈새호텔을 보고 그때 서도호를 알게 되었었다. 나는 오히려 건축회사 서아키텍츠의 서을호 소장님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서도호 작가님을 오히려 처음 알게 된 것 ^^;;;  그때 광주 거리에 전시되어 있던 틈새호텔의 작은 모형을 이번 전시에서 자세히 볼 수 있어서 무척 반가웠다.  요즘은 워낙 캠핑이 일반화되다 보니 어쩌면 특별하게 느껴지진 않을 수 있어도 그 당시에 내게는 굉장히 신선한 충격이었다. 

 

아트선재에 전시된 틈새호텔 미니어처 (출처 미미상인)
광주 비엔날레 당시의 실제 틈새호텔. 번호판까지 똑같다.

 

 

공인들 (Public Figures)

 
누군가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드는 기념비적인 작품의  이면에는 우리가 보지 못한 사람들의 노고가  숨어있다. 거대 서사의 중심축을 해체하고 기념비를 받드는 좌대 너머를 기리는 모델을 제시하고 싶었다.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에는 서도호 작가의 '텅 빈 좌대'가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일반적인 기념비라면 좌대 위에 인물상이 놓여있어야 하지만 말그대로 텅 빈 좌대만 있다. 대신 여기엔 반전이 있는데, 수백 명의 인물들이 좌대를 들어 올리고 있는 것. 미국에 전시된 이 작품은 움직이지 않는 기념비이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실제로 움직임을 구현했다. ( 한쪽에 틀어져있던 동영상만 보고 너무 재미있어서 실제 작품은 설마 움직일 거라고 생각도 못한 나. 깜짝 놀라버림. 아 이걸 어떻게 구현할 생각을 했을까. 그리고 어찌 구현까지 해버렸을까? 진짜 존경스럽다.)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에 전시된 '텅빈 좌대' 출처. 서도호 '공인들' 기념비가 지키는 NMAA[이한빛의 미술관정원]
조각상에서 내려와 아래에서 떠받치는 수많은 공인들. 실제 영상을 보면 더 감동적이다.

 
 
서도호 작품의 완성도야 워낙에 대단하지만
이번 전시에서 다시 한번 감탄한 부분은 
어떻게 저런 생각까지 했을까? 에서 더 나아가
 실제로 구현해내는 과정을 담은 자료들이었다.
 


 과연 나는

무언가를 이토록 치열하게 고민해 본 적이 있었던가.
이렇게 집요하게 생각하고 해결해 본 적이 있었던가.
나자신과 타협하며 완성도를 포기했던 건 아닌가.
스스로 망상이라고 치부한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서도호 작가의 스페큘레이션들을 보며
나를 돌아보고 반성하게 된 하루
 
비록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평생 기억에 남을 전시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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