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 동네 미용실에서 아들 펌을 기다리며 무료해하던 중 테이블에 있던 책이 눈에 띄었다. 바로 채식주의자. 오… 잘됐다 싶어 읽기 시작. 생각보다 술술 읽혀 1장까지 읽고나니 슬슬 덮쳐오는 찝찝함과 기괴함….. 그런데, 펌을 끝낸 아들이 오늘 저녁은 이치류를 꼭 먹고 싶다고…. 아놔, 양고기…. 지금 고기 싫은데... 그래도 어쩌랴. 너무나도 찝찝한 상태로 출발. 전화해보니 합정점은 웨이팅이 4팀이라고 해서 오목교점으로 턴이다.
이치류 오목교점
서울 양천구 목동동로 222-15 1층
주차
별도 주차장 없음
목동공영주차장에 주차 후 도보 10분
*사진을 촬영해오면 2시간 지원을 해주는데,
우리는 토요일 7시 이후 주차여서 공영주차장이 무료였음
이치류가 언제 이렇게 많은 분점을 냈는 지... 원래 이치류는 한남점과 합정점이 원조다. 합정점은 우리 사무실 바로 옆건물이라 나는 매일 양고기 냄새를 맡으며 퇴근을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회식도 가끔 했지만 합정점의 단점은 바 테이블밖에 없어서 여러 동료들과 얘기를 나누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그래도 친구, 가족들도 다같이 참 셀 수 없이 갔던 곳.
에피소드 하나, 아주 오래전 회식을 하러 갔던 날. 가수 이현우씨가 매니저분이랑 앉아서 대기를 하고 계셨다. 연예인도 이치류 대기는 어쩔 수 없구나 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안녕하세요~하고 말을 걸었다. 이현우씨도 “안녕하세요~허허”하며 특유의 저음으로 인사를 받아주신다. "양고기 드시러 오신거예요?" 하니 "수요미식회 때문에 왔습니다~"라고 하셨다.
난 한술 더 떠서 "어~ 수요미식회 000작가가 제 베프예요~" 하니 "아~그래요?"하면서 또 허허허허허~ 그렇게 명함을 드리고 양고기를 먹었던 기억 (명함을 왜 드렸니...?! 대체 왜...)
메뉴는 양고기 5종류가 있다. (그외 수프등은 생략)
생살칫살 / 꽃갈비살 / 생등심 / 생양갈비 / 프렌치랙
*생살칫살, 꽃갈비살은 1테이블당 1인분만 주문가능
우리가 식사를 시작한 시간이 8시경이어서
살치살과 꽃갈비살은 품절 상태였다.
생등심 / 생양갈비 / 프렌치랙을 주문했다.
순서는 담백한 등심부터 시작하며
고기와 함께 양파, 파를 주변에 둘러 구워준다.
파구이가 이렇게 맛있다는 지를 이치류에서 깨달았었지...
담백함을 원하거나 양고기가 처음이라면 살치살, 생등심이 좋겠고
고소한 양고기맛를 느끼고 싶다면 꽃갈비, 양갈비, 프랜치랙을 추천한다.
우린 보통 고기 1인분 정도를 남겨두고 공깃밥을 주문한다.
밥이 오면, 그동안 고기를 찍어먹느라 기름이 적당히 섞인 양념장을
고슬고슬한 고시히카리밥에 살살 부어가며 비벼서 고기와 먹는다.
밥이 1/3쯤 남으면 오차즈케를 준비해달라고 미리 말씀드린다.
그리고 직원분이 더 필요한 게 있는 지 물어보는데,
야채를 더 먹고 싶다면 야채를 주문해도 좋고
숙주를 달라고 하면 가져와서 이렇게 구워주신다.
남은 밥에 따뜻한 녹차를 부어 오차츠케 (お茶漬け)를 만들어주는데,
숙주나물과 함께 먹으면 입가심 끝 !
지난 여름, 친구 가족을 대접하러 갔던 이치류 오목교점. 서비스가 너무 엉망이라 리뷰를 아주 조목조목 쓰고 다신 안가려고 했었는 데 아들 때문에 억지로 갔다. 그래도 다행히 그동안 서비스가 많이 개선된 듯 해서 앞으로 다시 갈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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