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휴가는 운이 좋게도 나의 30년지기 베프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 얼바인에서 보냈다. 시차를 느낄 틈을 주지 않겠다며 공항에 도착하자마자미친듯이 여기저기를 데리고 다니는 고~마운 내친구. 그 덕에 여기가 어딘지 나는 누구인지 모를 소울리스한 상태로 반쯤은 끌려다닌 듯한 다양한 마트들.
트레이더조, 타겟, 아마존고, 월마트, H마트 등... 참 많이도 다녔다. 하지만 사실 내가 가장 궁금했던 곳은 아마존고! 한국도 여의도 더현대에 떠들썩하게 입점 후 5년여만에 철수를 했기에 아마존의 본토 미국인들은 과연 얼마나 이용하는 지 궁금했다.
그러나 시작부터 불편하다.
입장하자마자 끌고 들어가야하는 자동 결제 카트를 직면. 카트에 붙은 태블릿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회원전용앱을 깔아야하는 번거로움 발생. 민감한 정보 노출을 감수하면서 굳이 Just Walk Out 을 이용할 이용객이 과연 미국에 많을까? (하물며 나는 그냥 관광객일 뿐인데도)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한국만큼 안전한 나라도 아니거늘 도난문제에서 피해갈 수 없을 구조. 천정의 센서카메라마저도 도난방지 cctv로 보이는 착각이 드는 건?
(아마존고의 자동결제 카트 _ 정보입력으로 쇼핑이 시작됨)

길거리에 널린 사이버트럭이나 하나 찍어주고
(그나저나 차주의 쿨함과 재력이 부럽다)
그렇다면, 난 왜 트레이더조를 3번이나 갔지?
미국에 가게 되면 꼭 가야겠다고 했지만 정작 쇼핑은 하지 않은 아마존고와 첫방문에도 불구하고 휴가기간동안 3번이나 가게된 트레이더 조. 나의 선택을 갈라놓은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해본다.
(가방 때문에 3번 간거는 안비밀_출처.핀터레스트)
새로운 기술도 물론 중요하지만
결국 소비자가 원하는
쇼핑 경험은 디테일에 있다.
크지 않은 규모지만 굉장히 재미있다는 첫 인상을 받았던 트레이더조. 자유분방한 글자체와 산뜻한 컬러의 그림들은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고 트레이더조 특유의 분위기는 마치 동네 산책 중 들른 신선한 푸드마켓같다고 해야할까. 유쾌하고 친근하게 환대하는 친구같은 직원들의 분위기 또한 잊을 수 없는 경험이다.
(내겐 비록 그 친근함이 두려움으로 다가왔을지라도)
미국 친구의 얘기로는 한인 커뮤니티에서 영어를 배울 때 트레이더 조에서 직원들과 스몰토크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추천한다고들 한다. 워낙 친구같이 다가와 스몰토크를 하니 커뮤니티에서 왜 그런 얘기가 나오는 지 충분히 납득이 간다.
트조는 왜 매장 안에
동물을 숨겼을까?
트레이더조의 친근한 고객경험에 대한 또 다른 예로 친구가 얘기해준 내용이 재미있다. 일명 트조(트레이더조를 줄여부르는 말)에서는 아이들을 위해 매장 내 여러 장소에 도마뱀 같은 장난감을 숨겨두고, 아이들이 매장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찾도록 한다. 매장 입구엔 숨겨진 동물이 그려진 실종 포스터가 있고, 아이들은 매장 곳곳을 다니며 실종 동물을 찾기 시작한다. 아이들의 손이 닿지 않는 높이에 있는 경우 직원을 부르거나, 계산대에 가져오면 막대사탕이나 스티커를 받을 수 있다. 그 순간 축하 종을 울려주기도 한다니 이런 사랑스럽고 귀여운 이벤트에 반하지 않을 고객이 세상에 있을까. 덕분에 부모들은 편안한 쇼핑을 즐길 수 있으니 효율성과 함께 얻어지는 팬심은 덤이다. 그렇지만 이런 유쾌하고 놀랍도록 치밀한 고객 경험 디테일에 대한 트레이더조의 답은 의외로 단순하고 쿨하다.
우리는 그저 놀고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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