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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소소한 일상

친구가 주고 간 따뜻한 선물 _ 행복했던 주말

by 초이스초이스 2024. 12. 25.


이번 주말, 오랜 친구가 우리 집에 와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다. 취미 부자에 골드미스인 내 친구, 무려 3년째 도예에 진심이다. 예전에도 그녀의 작품 몇 점을 선물로 받은 적 있지만, 이번엔 크리스마스 선물로 몇 가지 그릇을 가져오겠다고 해서 너무 기대가 되었다.  특히 2년 전 이맘때, 산길에서 가지까지 꺾어와서는 화병과 함께 꽂는 법까지 알려주던 내 친구. 2년이 지난 지금 그 사이 또 얼마나 실력이 좋아졌으려나. ㅎㅎ
 

 
내일 신을 양말(?)에 그릇들을 고이 감싸 부산에서 서울까지 짊어지고 오면서 얼마나 무거웠을까…  그 와중에 양말 진짜 깨끗한거라며 재차 강조하는 그녀. 니가 신었던 거래도 난 괜찮그등!
 

 
그런데 오랜만에 본 내 친구. 참으로 낯설기 그지없다. 다이어트에 돌입한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양배추 그램수까지  체크하며 먹을 줄이야... 심지어 빵은 꼭 통밀이어야 한다며, 딱딱한 빵을 씹어대는 모습은 _ 삼십 년 동안 한번도 본 적이 없다.

나는 마침 팝업이 열려 사온 만석 닭강정을 그녀 앞에서 아주 야무지게 먹었다. 양배추에 닭가슴살을 올려먹으며  양배추에 닭강정을 올려먹는 나를 진심으로 부러워하던 내 친구. 참 측은했지만 그래도 그덕에 건강을 얻은 그녀가 결국 승자다.
 
여튼 그건 그렇고.... 정성어린 멋진 그릇들과 십여 년 전 혼수로 산 자주(당시 자연주의) 그릇을 섞어놓으니 우리 집 그릇, 이제 보니 참 멋없다 싶다 ;;
 


친구가 가고 난 뒤, 그녀가 준 그릇으로 오롯이 차려낸 그날의 저녁상. 어쩜 이렇게 쓸모있게 만들었나 싶을 만큼 하나하나 다 쓰임새가 좋다.

친구가 남기고 간 호밀빵,
친구가 남기고 간 계란,
친구가 남기고 간 샐러드에
내돈내산 훈제 바베큐를 곁들여먹었다.

난 고기없인 살 수가 없다.


계속 이어지는 야식, 마침 선물받은 떡이 있어 달빛유자 막걸리와 곁들인 모습을 그녀에게 보내었더니 막걸리잔 2개를 더 구워주겠다 한다. 진짜지~~~?!
 


그날 내가 친구에게 준 크리스마스 선물은 조명 세트. 집으로 돌아가서 요렇게 두었다며 사진을 보내준다. 그녀에게 받은 선물에 비해 정성은 한없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좋아해줘서 기분이 좋은 오늘.

Y, 메리 크리스마스 !